※이미지, 성장률 출처: Fire emblem wiki. 공식 사진들을 주로 사용하고 팬아트를 사용할 경우 출처를 병기하겠습니다.
전 글에 이어서, 이번 포스팅에서도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의 전통인 제이건 포지션에 대해서 계속해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이건 포지션이 어떤 캐릭터인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는 전 글에서 설명했으니 혹시 보지 못하신 분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의 전통 - 1. 제이건(1편)
※이미지, 성장률 출처: Fire emblem wiki. 공식 사진들을 주로 사용하고 팬아트를 사용할 경우 출처를 병기하겠습니다 현재 작품 수만 10개를 훌쩍 넘어가는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에는 어느 정도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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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트라키아 776-에벨, 다그다
트라키아 776에서는 독특하게도 제이건 포지션의 아군이 두 명, 최대 세 명까지 있습니다만 대부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지 못한다는 게 특징입니다. 먼저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아군에 합류해 있는 에벨, 그리고 다음 턴 즈음 증원으로 딸인 타니아와 함께 걸어오는 다그다 아저씨가 대표적인 제이건 포지션인데, 두 명 모두 상급직으로 등장하며 초반부터 강력한 모습을 뽐냅니다. 특히 다그다는 도끼와 활을 모두 쓸 수 있는 워리어인데다가, 스킬로 전투 속행(한 번의 전투에서 상대와의 전투 공방을 반복함)을 지니고 있어 활을 들고 있다면 추격 없이 2번, 추격이 뜬다면 4번을 때릴 수 있기도 하는 워리어의 사기성을 가장 먼저 체험시켜주는 캐릭터이죠. 이 외에도 하급직으로 합류하기는 하지만 리프의 충실한 심복이자 수호기사인 핀 역시 제이건 포지션으로 보는 일이 있으나, 핀은 자체 성능과 성장률이 너무 우수하기에 본 글에서는 제외하였습니다. 제이건은 역시 구려야 제맛이죠.
먼저 에벨같은 경우는, 피아나 의용단의 리더로서 게임 시작부터 리프와 행동을 함께합니다. 그러나 상위직인 만큼 경험치 효율도 저열하고, 성장률 역시 위에 보이는 것 처럼 처참하기 그지없기에 에벨은 보통 막타를 몰아주거나, 적을 포획하는데에 주로 사용하게 됩니다. 게임 시작시에 조작할 수 있는 다른 캐릭터인 리프나 오신, 마티 등에 비하면 압도적인 능력치와 개인 스킬로 초반부의 난이도 하락에 중요한 공신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에벨은 절대로 죽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조금 이따가 설명드리겠습니다.
이어서 다그다입니다. 다그다 역시 첫번째 장부터 사용할 수 있는 상급직 캐릭터이고, 저 성장률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에벨과 동급으로 막장 성장률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그래도, 일단은 클래스와 스탯 빨이 있어서 초반에는 열심히 활약할 수 있습니다. 다그다의 중요한 부분은 무엇보다도 저 얼굴과 저 비중으로 게임 표지에 등장한다는 점. 그리고 후일 이탈한 다음 영영 못 만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트라키아 776의 초반에는 리프가 레이드릭의 흉계에 의해 난나를 인질로 잡혀 포획되는 이벤트가 있습니다. 이때 에벨과 다그다를 포함한 대부분의 멤버(리피스와 리프를 제외한 모든 아군)이 아군에서 이탈하게 되고, 리프와 리피스만이 4장으로 진행하면서 근처의 마기단에게 구출되며 다시 동료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 초반부 스토리이죠.
이때 리프와 리피스를 제외한 유닛 중 오신과 할반, 로난, 핀과 사피 등은 이후 맵에서 반드시 다시 아군으로 합류하지만, 에벨은 바로 다음 챕터인 5장에서 등장해 그대로 리타이어해버립니다. 위에서 에벨이 절대 죽지 않는다고 했던 건 이것 때문이죠. 이 석화 이벤트를 보여주려면 이때까지는 살아있어야 하니까요. 그 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에벨은 죽지 않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습니다. 벨드의 석화 마법으로 석상이 되어버린 에벨을 다시 구해내고자 결심한 리프가 그곳을 떠나면서 장이 마무리되는데, 여러모로 기분이 이상한 장면입니다. <히어로즈>에 등장하는 마검을 쥔 마리타의 모습 역시 이때의 것으로, 계모인 에벨을 쓰러트리려다 힘에 부치자 에벨이 석화마법에 당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결국 이때를 기점으로 에벨은 한동안 사용할 수 없고, 최후반부가 되어서나 다시 합류합니다. 심지어 석화 마법을 풀 수 있는 사라가 합류하지 못한다면 에벨은 석상에서 돌아오지 않습니다.
또한 다그다 역시 이탈한 다음 8장 외전에서 재합류하는데, 문제는 장 이름이 '외전'인 만큼, 8장에서 특정 조건을 만족하지 않으면 8장 외전으로 진입조차 못 할수도 있습니다. 8장에서 성을 지키고 있는 보스를 포획한 다음 맵을 제압해야 하는데, 느긋하게 클리어하고 있다간 턴의 흐름에 따라 보병이던 보스가 드래곤을 탈 수도 있기 때문에 그냥 죽여버리기 쉽습니다. 스토리 상 보스 캐릭터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입장이고, 다그다의 부하이자 모든 흉계의 흑막은 성 안쪽으로 들어가 버렸기에 더욱이 문을 지키는 캐릭터를 포획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 어렵죠. 하지만 이러면 8장 외전인 다그다의 관에 진입하지 못하고 다그다와 타니아는 동료로 만들지 못한 채로 그대로 게임이 진행되게 됩니다. 오신 가슴 찢어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네요.
결론적으로 핀을 제외하면 트라키아 776에서 제이건 포지션을 맡은 에벨과 다그다는 게임에서 쓸 수 없는 기간이 꽤 길며, 둘 다 특정 조건에 따라서는 영영 다시 영입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전의 제이건 포지션 캐릭터들보다도 취급이 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트라키아 776에는 이런 절망적인 성장률을 보정해주기 위함인지 소지만으로 성장률을 바꿔주는 성전사의 서라는 아이템이 있습니다만, 그걸 감안해도 더 좋은 기본성장률을 지닌 캐릭터들에게 몰아주는 게 낫습니다...
그래도 에벨은 제이건 포지션 캐릭터 중 유이한 여캐라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습니다.
7. 봉인의 검-마커스
봉인의 검에는 페레 가를 섬기는 마커스라는 기사가 등장합니다. 봉인의 검은 카가 쇼죠 이후의 첫 파이어 엠블렘인 만큼, 첫 작품인 문장의 비밀을 의식한 티가 이리저리 납니다. 주인공인 로이가 푸른 머리가 아니라 붉은 머리인 것, 그리고 그 외의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문장의 비밀로부터 답습되고 있는 클리셰들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는 것도 그것이죠. 마커스 역시 제이건의 역할을 충실하게 계승하고 있습니다. 쓸 데가 없다는 점 까지 확실히요. 그런 건 안 따라해도 됐는데.
봉인의 검의 서장에서 사용 가능한 유닛은 로이와 월트, 란스, 아렌, 보르스, 그리고 마커스입니다. 각자 문장의 비밀의 마르스, 고든, 아벨, 카인, 드가 그리고 제이건의 오마주이자 같은 클리셰를 충실하게 지키는 캐릭터들이죠. 봉인의 검은 이 외에도 수많은 캐릭터들이 문장의 비밀의 캐릭터 형식을 잘 지키고 있습니다. 이번에 <히어로즈>에 실장된 디크 용병단과 페가수스 세자매 등도 그 예시죠.
마커스의 성능에 대해서는 크게 이야기할 것이 없습니다. 성장률 자체만 보면 이전에 봤던 제이건들보다는 나아 보이나, 봉인의 검을 기점으로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의 성장률 총합은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 시작했기에, 그들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비교하기에 좋은 예시인, 같은 작품의 소셜나이트들을 몇 보여드리겠습니다.
아마도 주력 소셜나이트로 쓰게 될 4명의 후보 캐릭터들인데, 대충 보기만 해도 마방을 제외하면 모든 캐릭터의 성장률이 마커스를 아득히 넘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방이 그렇게나 잘 자라다니, 정말 든든하기 그지없습니다. 심지어 마커스는 상위직이기까지 하죠.
뭐, 그래도 마커스는 초중반을 통틀어 아직 어린 로이의 정신적 지...주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기댈 수 있는 벤치 정도의 활약은 합니다. 또 무엇보다도 마커스는 마리너스와 함께 열화의 검과 봉인의 검에서 모두 페레 가를 섬기는 충신이니까요. 전투에 내보낼 일은 없지만, 충심만큼은 대단한 할아버지입니다. 아무튼 키우기는 싫어.
8. 봉인의 검-제롯
위에서 마커스의 처참한 성장률을 확인사살 할 때 보여준 노아, 트렉과 함께 아군에 합류하게 되는 이리아 기사단의 기사, 제롯입니다. 봉인의 검에서 노아와 트렉, 제롯의 설득 릴레이가 꽤나 빡센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는 아마도 어느 정도 문장의 비밀에서 늑대 기사단을 릴레이로 설득하는 것의 오마쥬가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거기서는 네 캐릭터 모두 적군 상태에서 시작했습니다만, 제롯과 노아, 트렉은 설득 전에는 우군 상태로 있죠. 하지만 해외에서 "I'm a green unit!" 밈이 생길 정도로 우군 상태는 짜증나는데다가, 특히 제롯은 그 초기 능력치를 바탕으로 로이군의 경험치를 축내기 때문에 빨리 영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잡설이 길어진 이유는, 제롯 역시 별 볼 일 없는 캐릭터이기 때문입니다. 이 남자, 심지어 HP와 방어를 제외하면 그 마커스보다도 성장률이 처참합니다. 초기 가입시 상위직에 스테이터스도 높긴 하지만 그뿐. 제롯을 키워서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차라리 이 게임이 트라키아 776이었다면 성전사의 서를 몰아줘서 탱킹 유닛으로라도 키웠겠지만...
제롯은 그 외에는 딱히 스토리 상으로는 중요한 일은 없고, 독특하게도 페가수스 세자매(유노, 티트, 샤니)의 맏이인 유노의 남편이라는 설정이 있습니다. 그 설정을 제외하면 제롯을 특히 봉인의 검에서 꺼낼 일은 없죠. 그야말로 마커스 2호기라는 말이 적절합니다. 얼굴은 조금 떨어지지만 부하인데다가 조금 모자라보이는 트렉이 오히려 봉인 최고의 기마유닛에 가깝습니다.
9. 열화의 검-마커스
봉인의 검의 마커스와 동일인물 맡습니다. 열화의 검은 봉인의 검의 스토리로부터 과거의 이야기를 다루는 프리퀄이기 때문에 마커스 역시 젊은 모습으로 로이의 아버지인 엘리우드를 섬기는 기사로 등장합니다. 이때의 마커스는 젊다는 것을 강조한 것인지 확실히 미래의 자신과는 다른 성장률을 지니고 있습니다.
미래의 자신보다 모든 스테이터스의 성장률이 높고, 전체적인 총합도 눈에 띄게 올라갔습니다. 성장률만 따지면 총합 250%로, 비교 대상이었던 노아의 성장률 총합이 255%였던 걸 감안하면 충분히 쓸만한 수준으로 올라간 셈입니다. 특히 기술의 성장이 고무적이여서 단단하고 공격이 정확한 유닛으로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열화의 검에서도 기본적으로 쓸모는 없습니다.
성장률의 총합만이 캐릭터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세인이나 로우엔, 켄트를 기용할 경우에는 마커스를 쓰는 것의 이점이 아예 사라지게 됩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마커스를 쓰려고 마음먹었을 경우에는 충분히 엔딩까지 기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커스는 다그다나 에벨처럼 중간에 이탈하지도 않고, 엘리우드 편을 기준으로 게임 시작부터 엔딩까지 아무 문제 없이 기용할 수 있는 유닛이기도 하죠. 열화의 검의 마커스는 어느 정도 사람다운 성장률을 얻었고, 이는 다음 작품에서 정점을 찍게 됩니다.
10. 성마의 광석-제트
성마의 광석에 등장하는 제트는 그야말로 시리즈 최강의 제이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강 유닛입니다. 먼저 저 성장률을 보십시오, 총합 325%(일판에서는 HP 성장률이 85%였기에 총합 320%)라는 상급직 유닛치고는 경이로운 정도의 총합과, 초기 성능과 이탈 여부까지, 무엇 하나 단점이 없는 완벽한 유닛입니다. 최초로 제이건 타입은 써먹기 어렵다는 클리셰를 부수고 성마의 광석에서 기병을 책임지는 유닛 중 하나로 당당히 등극했죠.
제트는 가장 먼저 루네스 왕도가 무너지면서 에이리크를 홀몸으로 지킵니다. 발터에게 공격당할때 약간 약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건 페이크. 제트는 시리즈 최강의 제이건입니다. 그 이후에도 제트는 에이리크와 함께 행동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장에서 에이리크를 한 번도 쓰지 않고 제트만 들이대서 클리어 할 수 있습니다.
전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제이건 무쌍을 피해라! 라는 것이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의 기본적인 철칙입니다만 제트는 예외입니다. 저 무지막지한 성장률을 기반으로 상급직이지만 경험치를 꾸역꾸역 욱여넣으면 중요 능력치가 쭉쭉 오르는 제트를 볼 수 있고, 이내 대부분의 맵에서 에이스로 활동하게 됩니다. 제트를 사용하지 않고 에이리크를 키우시겠다 하는 분도 제트를 초중반에는 여러 상황에서 애용할 수 밖에 없죠. 특히 중반에 나타샤로 요슈아를 설득해야 할 때, 적군 상태로 등장해 킬소드를 갈고 달려오는 요슈아를 필살을 맞고서도 버틸 수 있는 유닛은 많이 없습니다.
제트를 기점으로 제이건 포지션의 유닛들은 성장률 자체도 크게 변하게 되고(적어도 문장의 10% 10% 10% 0% 같은건 한동안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른 유닛들과 마찬가지로 쓰려고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쓸 수 있는 유닛으로 변모하게 됩니다. 특히나 제트는 스토리 상에서도 에프람과 에이리크 남매의 정신적 스승 역할을 굳게 하고, 중간중간에 제트가 깊게 관여하는 에피소드도 있기에 상당한 인기 캐릭터라고 할 수가 있죠.
그랬던 제트가 어째서 히어로즈에서는 그렇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만... 아무튼간에 제트는 시리즈에서 최초로 제이건 포지션에 대한 클리셰를 비틀고 제대로 타파한 성능 캐릭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느쪽으로 보건 간에 기념비적인 캐릭터죠.
일단 이번 포스팅에서는 여기까지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래도 변화의 기점을 마련해준 제트 탓에, 다음 포스팅부터는 그나마 조금 사람다운 친구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if 전까지는요...